갈 곳 없는 특성화고생…36%가 첫 직장 1년 내 퇴직

입력 2023-10-13 18:19   수정 2023-10-14 01:21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 열 명 중 네 명은 1년 안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취업해도 오래 다니지 못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6만7480명) 중 취업자(1만8320명)는 27.1%를 기록했다. 1년 전(26.4%)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대학 진학 등을 제외한 순취업률은 2017년 52.4%에서 2021년 29.2%로 크게 떨어졌다.

취업한 뒤 회사에 계속 다니는지를 알 수 있는 유지취업률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정부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20년에는 취업자(2만717명) 중 6개월 후에도 취업이 유지된 학생은 1만5871명을 기록했다. 전체의 76.6%였다. 12개월 후 유지취업률은 64.4%(1만3348명)로 감소했다. 6개월 새 10명 중 두세 명꼴로 직장을 관두고, 1년 내로는 열 명 중 서너 명꼴로 퇴사한 셈이다. 2021년에는 12개월 후 유지취업률이 64.0%로 더 하락했다.

강 의원은 “고졸 출신자들이 대졸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취업하고 난 뒤에도 유지하지 못하고 회사를 관두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학생 수 대비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의 비율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47.7%(3만2221명)에 달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특성화고 학생을 뽑는 비율을 점차 줄이고 있다. 전국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전체 수시모집인원 대비 특성화고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 비율은 매년 감소세다. 2022학년도 수시 전형의 특성화고 특별전형 모집 인원은 684명이었지만, 2024학년도에는 570명으로 줄었다. 고교 전공과 대학 전공이 연관성 있을 때 지원할 수 있는 동일계열 특별전형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2009학년도에는 입학정원 범위의 최대 5%로 확대됐지만 2015학년도부터는 1.5%로 축소됐다. 특성화고 졸업 후 갈 곳이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특성화고 설립 취지에 맞게 학생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최저임금 상승, 기업의 수시 채용 활성화 등으로 기업의 고용이 위축되면서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양질의 일자리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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